화학석사, 고민되시나요?

대학교 3학년 또는 4학년 정도가 되면 본격적으로 고민을 시작하죠.

 

'내가 화학 석사를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왜냐하면 선배들이 맨날 딩가딩가 하며 친구들 모아 노는 것 같으면 다들 당장이라도 석사 지원하겠다고 난리를 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대학원은 위험해

꽤나 위험한 던전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니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석사과정 지원에 대해 긍정정인 시각으로 봅니다. 화학 석사, 제가 꼽는 네 가지 장점을 같이 보실까요?

 

 

1. 학부과정에서 글로 배운 반응을 실제로 해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게 가장 크다고 봅니다. 저는 유기화학을 전공하였는데 실험실에 첫날 가서 했던 반응이 Mitsunobu reaction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했던 반응은 SN2 반응이었습니다. 글로만 배우고 종이 위에다가 그려보기만 하던 화학을 실제로 만지고 만들 수 있다는 게 저에겐 꽤나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키스를 글로 배우다가 실전에서... 넵. 그런데 정말 경험으로 배우는 것들은 잘 잊히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실제 실험에서 해보았던 반응들은 잘 잊혀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소위 말하는 solid 한 지식으로 남게 되는 것이겠지요. 

 

 

2. 공부를 넘어선 연구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학부과정에서 진행되는 연구는 지난 수십 년간 길게는 수백 년간 축척되어온 지식을 책을 통해서 배우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석사 및 박사과정 그리고 그 이후의 모든 과정에 대한 최소한의 준비기간이라고 볼 수 있지요. 그렇게 준비기간을 끝낸 사람들이 이제는 미래를 향한 연구를 하는 곳이 바로 대학원입니다. 우리가 학부에서 배우는 내용이 우리의 선배들이 연구실에서 얻어냈던 결과인 것처럼 현재 대학원생들의 연구는 후배들이 배우게 될 내용을 창조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3. 연구를 넘어선 또 다른 것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대학원은 지도교수가 이끄는 연구 그룹 단위의 조직입니다. 학부에서 경험하는 같이 술 마시고 놀던 선후배 그리고 수업에서 마주치던 교수님과의 관계와는 다른 지식과 경험을 배우고 알려주는 작은 집단에 속하게 됩니다. 때로는 후배로서 연구를 배우기도 하겠지만 선배로서 프로젝트를 이끄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전문적 연구내용을 남들 앞에서 발표하는 프레젠테이션 스킬도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위기 대처 능력 또한 배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들은 분명 후에 회사에서도 필수적이고도 중요한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겠지요.

 

 

4. 취업시장의 길이 조금 더 넓어집니다.

 

화학을 학부에서 전공하고 나서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려고 하면 막상 지원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많은 대기업들이 있지만 대부분 석사 이상의 연구직을 뽑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전공 무관으로 회사에 지원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죠. 그러한 의미에서 석사를 하게 되면 조금 더 화학과 관련된 직종에서 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취업이 무조건 잘 된다라는 보장은 어렵습니다. 

 

 

'학부 졸업 이후에 석사를 하느냐 아니면 바로 취업시장에 뛰어드느냐' 굉장히 쉽게 결론 지을 수 없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방향을 선택하든 절대로 틀린 것은 없습니다. 더 나은 것도 없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석사를 하고 싶으시다면 본인이 관심 있는 전공분야에 대한 깊은 고민과 더불어 국내외의 어떤 교수님이 어떠한 연구를 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굳이 학부를 졸업한 대학에서 대학원에 진학하실 이유도 없고 교수님이나 선배님 그리고 다른 사람의 감언이설에 넘어가서 어찌어찌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화학 발전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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